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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인터뷰

동문 INTERVIEW

'원더풀'한 노년을 꿈꾸다, 시니어 모델 봉사단체 '원더풀 라이프' 대표 전영애 동문

  • 조회수 209
  • 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 인터뷰자
  • 작성일 2025-04-25
  • '원더풀 라이프' 대표 전영애 동문(무용과 75) 인터뷰



전영애 동문(무용과 75)은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만 살던 30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노년이라는 새로운 런웨이에 섰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작은 도전은 시니어 모델 봉사단체 '원더풀 라이프'로 발전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그의 바람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원더풀'하게 워킹하며 삶의 주인공으로 빛나는 것. 보람을 함께 나누며 사회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전영애 동문의 인생 2막에서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봤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대 무용과를 졸업한 전영애입니다. 2015년 2월 창단해 올해 10주년이 된 시니어 모델 봉사단체 '원더풀 라이프'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원더풀 라이프는 교육자, 사업가, 가정주부 등 주로 50대~70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2. 단체 창립 전 30년 넘게 가정주부로 살았는데, 어떤 계기로 '원더풀 라이프'를 창립하게 됐나요?


60세 이후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면서 전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고민하다가 친구의 권유로 베이비부머 사회공헌 활동가로 지원했습니다. 모델 '포스'가 난다는 담당자의 말에 시니어 모델 오디션을 함께 보게 됐는데, 워킹과 특기 등 테스트를 거쳐 두 가지 모두 합격했어요. 처음으로 워킹 수업도 받고, 패션쇼 무대에 서보니 너무 이색적이고 흥미로워서 일회성으로 끝나기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 문의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했죠.


우연한 기회로 시니어 모델과 관련된 사회적 기업의 대표를 만나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메이크업, 헤어에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기에 은퇴자가 대부분인 우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적은 비용으로도 함께할 수 있는 봉사단체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원더풀 라이프'를 창립했습니다.


3. 단체 이름을 '원더풀 라이프'로 지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100세 시대에 시니어들이 노후를 '원더풀'하게 생활하는 모임이니 '원더풀 라이프'라고 짓는 것을 딸이 추천해 주더라고요. 그 얘기가 확 와닿았어요. 이름 자체가 쉽고, 직관적이고, 영어라 해외에서도 바로 알 수 있잖아요. 처음 듣는 사람들은 이름만 듣고 한 번에 어떤 단체인지 알 수 없어서 행사에 가거나 소개할 때는 시니어 모델 봉사단체라고 뒤에 붙여줍니다.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주는 이름 같아서 만족하고 있어요.


4. '원더풀 라이프'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요?


하나부터 열까지 어려운 점은 너무 많았죠. 워킹, 스피치 등 강사 초빙에 자비를 부담해야 하고, 적합한 행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제가 사회적으로 많이 활동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인맥이 많지 않았고, 주로 아버지를 통해 요청이 들어온 행사 위주로 진행했습니다. 병원이나 해외 행사 등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곳까지 개척하지 못한 점이 아직도 아쉽고,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삼국시대 소품을 준비해 패션쇼를 선보인 전영애 동문.

5. 최근에는 어떤 패션쇼를 진행했나요?


작년 12월 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삼국시대를 재현한 패션쇼를 진행했습니다. 그 시대에 맞는 소품을 판매하는 곳이 없어 우리가 직접 만들었어요. 그전에는 워킹, 퍼포먼스도 강사를 초빙해서 배웠는데, 10년 차가 되니까 우리 스스로 연습하고 서로 조언해 주며 패션쇼를 준비했습니다. 거의 전문가가 됐다는 생각에 뿌듯했어요.


6. 퍼포먼스를 할 때 대학에서 전공한 무용이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희는 한복을 주로 입다 보니 고전 댕기 같은 것을 이용해 한국적인 퍼포먼스를 준비하곤 해요. 그럴 때 포인트로 무용의 선을 강조하면 느낌이 잘 살아나요. 다른 모델을 가르칠 때도 특히 강조하곤 합니다. 이런 면에서 무용을 전공한 보람이 묻어나더라고요.



7. 동문님이 생각하기에 봉사단체로 활동하는 시니어 모델의 장점이 무엇인가요?


다른 취미에 비해 사람들의 시선이 더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수하더라도 의상에 더 눈이 가기 마련이니까요. 나이가 있으니 실수해도 좋게 봐주고 격려해 준다는 점도 좋습니다. 또 팔과 다리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기본 워킹과 시선 처리 등은 연습하면 되니까 편하게 돈 안 들이고 배울 수 있죠. 


8. 시니어 모델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워킹'은 살아가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시니어 모델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시니어 모델이 바른 자세로 자신감 있게 걷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게다가 중장년층이 돼서도 활발하고 멋진 활동을 하는 저희의 모습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올 거라고 믿습니다.


9. 벌써 '원더풀 라이프'를 이끈 지 10년이 지났는데요. 그간 많은 활동을 하셨을 텐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부산에 유엔 평화기념관이 있어요. 한국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헌신을 기리고 참전국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여러 사업을 추진하는 곳입니다. 저희가 그곳에서 해외 참전용사, 참전용사 유가족과 함께 워킹을 선보였어요. 그분들이 '평생 이런 무대에서 패션쇼를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며 감동하고 좋아하시더라고요. 국위선양을 했다는 좋은 마음과 그분들이 보내주신 찬사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또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액티브 에이징(Active Ageing)'이라는 노인학 연구 분야가 있어요. 우리 단체가 주목받고 신문에도 나오니, 홍콩에 가서 노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앞에서 패션쇼를 선보이는 좋은 기회가 생겼어요. 행사 이후 본인들이 연구하는 액티브 에이징의 롤 모델이 바로 저희 원더풀 라이프라고 해 주시더라고요. 특히 가정주부였던 제가 중장년층의 활기찬 삶을 위한 단체를 만든 것을 극찬해 주셨어요. 아주 보람 있는 일이라 기억이 나네요.


*액티브 에이징: 나이가 들어도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건강, 참여, 안전의 기회를 최적화하는 과정



10. '원더풀 라이프'에서 새롭게 패션쇼를 기획한다면 어떤 종류의 패션쇼를 만들어 보고 싶은가요?


음악하는 사람과 함께 콜라보(협업)를 해보고 싶어요. 더 생생한 음악과 함께 패션쇼를 진행하면 이색적이고, 관객에게도 즐거움을 배로 줄 수 있을 것 같아 언젠가는 진행하고 싶습니다.


11. 새로운 길에 도전하고자 하는 학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남이 안 하는 걸 해서 주목받은 것 같아요. 각자의 재능과 소질이 있잖아요. 남이 가지 않은 본인만의 길을 찾아서 간다면 분명 성공합니다. 그 길에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아요. 명예와 돈은 잠깐일지 몰라도 시작과 보람을 함께 나누면 더 멀리 갈 수 있으니까요.


취재: 숙명통신원 23기 이민지(문헌정보학과 23), 조준희(정치외교학과 23)

정리: 커뮤니케이션팀